[SP데일리 = 임수진 기자] 밤사이 눈이 내리면서 차가운 날씨와 함께 도로가 얼어붙었다. 소방청은 "경기 지역 일대에서 100여대 차량이 연쇄 추돌 사고를 일으켜 17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사고로 도로 곳곳이 통제돼 출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도 빚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 원인으로 블랙아이스일 경우가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경기도 고양시 간선도로서 잇단 빙판길 추돌사고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자유로와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는 총 3건, 105대 차량이 다중 추돌했다. 사고로 16명이 다쳤다.

오전 5시 15분께는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총 44대 차량이 잇따라 추돌했다. 사고는 6중 추돌 4건, 3중 추돌 1건, 2중 추돌 6건, 단독 사고 5건이었으며, 다행히 운전자들은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다. 이들 가운데 16t 화물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5시 50분께 고양 덕양구 서울문산고속도로 문산 방향 고양분기점 인근에서는 차량 43대의 다중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수습을 위해 일부 도로가 통제돼 사고 지점 후방인 고양휴게소까지 약 3㎞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정체 상황 속에서 오전 6시 40분께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휴게소 후방인 흥도IC 인근 도로에서도 차량 18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다. 사고로 1명이 중상을 입고 14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참고로 서울문산고속도로는 두 사고의 여파로 문산방향 정체가 오전내내 이어졌다.
오전 6시 7분께 노원구 마들로 월계역 입구→녹천중교 방면 월계2지하차도에서도 도로 결빙으로 인해 추돌 사고가 잇따랐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이 도로 내 4곳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고 차량 총 18대가 부딪힌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로 30대 남성 1명이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는 사고 도로에 제설제를 살포했으며 도로는 통행이 통제됐다가 오전 8시께 재개됐다.
오전 8시께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국회대로에서도 1t 트럭이 차량 2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나 50대 남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트럭은 인근 건물 1층 벽면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사고 지점에서는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외에도 오전 8시 23분 서울 동작구 숭의여고 인근에서 차량 4중 추돌 사고가 났고, 오전 7시 42분 은평구 진관동에선 버스전용 차로에서 시내버스 3대와 관광버스 1대가 추돌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차량은 물론 시내 곳곳 인도에서도 보행자가 넘어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안산·화성·수원서도 연쇄 추돌사고
경기 남부지역 곳곳에서도 도로 결빙으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35분께 안산시 상록구 편도 2차로 도로에서 7대 차량이 연쇄 추돌했는데 사고로 운전자 1명이 목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8시 5분께 화성시 오산동에서는 편도 3차로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결빙 구간을 만나 미끄러지며 10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이면도로에서도 차량 5대가 연달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사고 차량을 수습하는등 도로 결빙 구간에 염화칼슘 등을 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자유로 이산포IC에서 구산IC 방면 차로 중 1개 차로를,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는 3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각각 개방하며 차량 흐름을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
◆사고 원인 '블랙아이스' 지목 "도로위의 암살자"
특히 경찰을 비롯한 소방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전날 밤 내린 눈과 한파로 인해 형성된 도로 살얼음, 이른 바 '블랙아이스'를 지목하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매연과 먼지가 엉겨 붙어 검은색을 띠는 탓에 식별이 어려워 '도로 위의 암살자'로도 불린다.
이날 새벽 경기 일부 지역에는 눈 또는 비가 내렸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1도를 기록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겨울철 도로 결빙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만큼 운전자들이 안전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빙판길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서행 운전을 당부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블랙아이스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고, 급제동이나 방향 전환 시 차량 제어가 어려워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터널 출입구, 고가도로, 그늘진 커브길 등 결빙 위험 구간에서는 서행하고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